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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에서 성경 한 권 들고 가족들 대피시킨 목사
불길 속에서 성경 한 권 들고 가족들 대피시킨 목사
  • 오수철
  • 승인 2021.04.0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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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연회 태안지방 학암포교회, 지난달 28일 새벽 화재 발생
주택과 교육관 40여평 전소, 교회 외부와 내부 철거할 정도 피해 입어
휴대폰조차 들고 나올 수 없을 정도 불길 치솟아
목회자 부부는 마을회관, 중학생 두 자녀 학교 기숙사에서 흩어져 생활
지난 달 28일(주일)오전 5시 50분경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한 충청연회 학암포교회(담임 김진택 목사, 목원 91학번)에 화재가 발생했다. 주택과 교육관이 순식간에 전소되었고 교회도 반쯤 피해를 입어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사진=익투스타임즈
지난 달 28일(주일)오전 5시 50분경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한 충청연회 태안지방 학암포교회(담임 김진택 목사, 목원 91학번)에 화재가 발생했다. 주택과 교육관이 순식간에 전소되었고 교회도 반쯤 피해를 입어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사진=익투스타임즈

“두두둑, 두두둑 소리에 잠을 깬 아들이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인 줄 알고 나갔다가 주택에서 교육관 쪽으로 향하는 문 입구에서 연기가 자욱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짧은 탄식, ‘아’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전기 콘센트 부근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손 써볼 틈이 없었습니다.”

충청연회 태안지방 학암포교회(담임 김진택 목사, 목원 91학번)가 지난 달 28일(주일) 오전 5시 50분경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주택과 교육관 40여 평이 전소되고 교회는 상당 부분 피해를 입었다.

종려주일 주일예배를 준비하던 김진택 목사는 성경책 한 권, 사모와 두 자녀는 순식간에 주택 내부를 휘감은 불길로 가까스로 몸만 피해야 했다고 한다. 아들이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 한 대가 유일하게 들고 나온 것이라니 얼마나 급박한 순간이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학암포교회 김진택 목사가 신속하게 자녀들과 아내를 대피시키며 순간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 휴대폰도 아닌 성경책이었다.사진=익투스타임즈
학암포교회 김진택 목사가 신속하게 자녀들과 아내를 대피시키며 순간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 휴대폰도 아닌 성경책이었다.사진=익투스타임즈
교육관쪽 입구에서 시작된 화재가 주택까지 덮치고 김목사의 50년의 흔적을 태워버렸다.사진=익투스타임즈
교육관쪽 입구에서 시작된 화재가 주택까지 덮치고 김목사의 50년의 흔적을 태워버렸다.사진=익투스타임즈

목원대학교 신학대학 충청연회 동문회(회장 엄재용 목사, 천안교회)가 화재현장을 찾아 기도와 위로금을 전달하려고 방문한 날은 화재 발생 후 4일째인 지난 1일 오후였다. 며칠째 전국을 뒤덮고 있는 황사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교회 내부와 전소된 주택 내부에는 지독한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진동하고 있었다.

현재 김진택 목사 가정은 교회 인근 마을회관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2005년부터 학암포교회에 부임한 김목사가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때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한 노력들을 기억한 지역민들은 흔쾌하게 회관을 내주었고, 임시 예배 처소로 지역 번영회 사무실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딸 쌍둥이는 학교 기숙사를 개방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특별 배려중이기도 하다.

격려와 위로차 방문한 충청연회 목원동문회 임원들과 지방 목회자들에게 화재 상황을 설명하는 김진택 목사. 그의 손이 내려 뜨려진 것은 애써 의연하고자 하나 감출 수 없는 심정처럼 보였다.사진=익투스타임즈
격려와 위로차 방문한 충청연회 목원동문회 임원들과 지방 목회자들에게 화재 상황을 설명하는 김진택 목사. 그의 손이 내려 뜨려진 것은 애써 의연하고자 하나 감출 수 없는 심정처럼 보였다.사진=익투스타임즈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올 겨를이 없었습니다. 벽면을 타고 치솟는 불길에 쌍둥이 자녀들과 아내가 방에 갇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당일 비가 조금 내렸고 바람도 세차게 불었는데 따뜻한 겉옷 하나 걸치지 못하고 부랴부랴 대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목사가 당일의 상황을 설명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며 전한 소감이다.

목회자인데 양복 한 벌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사모는 아직도 임시 거처인 회관에서 나오기가 민망하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태안지방과 동문들이 보내 준 헌 옷을 급한 대로 입고 있지만 양말 한 짝부터 모든 것을 새로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살림도구들은 회관에서 사용하던 것을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김목사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학암포교회는 1992년 태안군 원북면 옥파로 1088, 현재의 위치에 건축했다. 교회 창립은 1987년이지만 어려운 교회가 건축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의 한 교회가 전도사를 파송하는 조건으로 교회 30평, 주택 25평을 봉헌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은 장년 25명, 교회학교 5~6명이 예배드리는 전형적인 해안가 농촌교회다.

“태안소방서에서 화재원인을 누전으로 보고 더 확실한 조사를 진행 중 입니다. 결과가 오래 걸리지 않기를 먼저 기도하고 있습니다. 예배당은 반쯤 피해를 입어 들어 갈 수 없습니다. 화재 감식반의 말에 의하면 낙후되기도 했고 안전진단 받으면 철거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어서 이 자리에 하우스라도 짓고 예배드려야겠습니다. 교인들의 황망해 함이 안쓰러워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가 부활주일인데 더 안타깝습니다.”

2005년, 이곳에 부임한 김목사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누구보다 앞장 서 참여했다. 7~80대 노년층이 대부분인 성도들이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회를 꿈꾸는 목회자라고 지방 감리사인 진진호 감리사(태안지방 소원교회)는 귀뜸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 김목사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이 저는 무엇인지 압니다. 말을 잇지 못하고 불타 버린 제단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성도들 때문일 것입니다. 지체되지 않고 재건축이 속히 진행되어야할 텐데 저도 안타깝습니다.”

목원대학교 신학대학 충청연회 동문회(회장 엄재용 목사, 천안교회)가 김진택 목사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익투스타임즈
목원대학교 신학대학 충청연회 동문회(회장 엄재용 목사, 천안교회)가 김진택 목사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익투스타임즈

한편, 목원대학교 신학대학 충청연회 동문회 임원들과 서산동지방 새샘교회 이준우 목사는 지난 1일 오후 학암포교회를 방문하여 김목사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무너진 제단이 하루속히 수축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회장인 엄재용 목사는 동문회에서 마련한 위로금을 전달하고 학암포교회가 피해를 복구하는데 동문회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아직 구체적인 복구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주택과 교육관은 전소되었으니 말할 것 없고 30여년 된 예배당이 화재로 반쯤 피해를 입었으니 철거하고 다시 건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문들 사이에서 김진택 목사는 ‘축구로 건강하게 체력을 단련하고 기도로 영력을 채웠던 목회자’로 불린다. 어려운 농촌목회자이지만 얼굴에 웃음을 늘 지어보였던 넉넉한 목회자로 기억한다.

불탄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김목사가 마을회관에 있는 아내, 학교 기숙사에 있는 중학생 두 자녀, 그리고 집에서 삶의 터전에서 교회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잇을 성도들을 이야기하다 안타까워 하고 있다.사진=익투스타임즈
불탄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김목사가 마을회관에 있는 아내, 학교 기숙사에 있는 중학생 두 자녀, 그리고 집에서, 삶의 터전에서 교회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을 성도들을 이야기하다 안타까워 하고 있다.사진=익투스타임즈
깨지고 그을려 쾌쾌한 냄새가 자욱한 학암포교회 강단에는 현수막 두 개가 있었다. 언제 다시 환영하게 될지 모르는 '환영합니다'와 불 타 버렸지만 기도만큼은 더 불 타 올라 반드시 응답될 것을 믿게 하는 "당신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됩니다"라는 현수막이다.사진=익투스타임즈
깨지고 그을려 쾌쾌한 냄새가 자욱한 학암포교회 강단에는 현수막 두 개가 있었다. 언제 다시 환영하게 될지 모르는 '환영합니다'와 불 타 버렸지만 기도만큼은 더 불 타 올라 반드시 응답될 것을 믿게 하는 "당신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됩니다"라는 현수막이다.사진=익투스타임즈

이제 그런 김목사가 불타 버린 교회와 50여년의 타 버린 삶의 기록들 때문에,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으로 아내는 마을회관에서 자녀들은 쓸쓸한 학교에서 지내야 하는 현실에, 그리고 말 못하고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이 고난주간에 집에서 기도하며 애를 태우고 있을 성도들을 생각하며 웃음기가 가셔지고 있다. 김목사는 성도들에게 강단에 붙여 놓은 표어처럼 이렇게 기도했다. “당신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됩니다.” 동역자들의 기도와 관심과 후원이 절실한 때다.

위로와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은 김진택 목사의 연락처와 후원계좌를 이용하시면 된다.

김진택 목사-010-8936-0481

농협, 김진택, 계좌번호:477172-51-05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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